오늘은 약간 애매하게 자존심 상한 날.
작년 7월 현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시, 입사하자마자 처음 맡은 일이 회사 홍보 포스터를 그리는 일이었다.
위와 같은 그림들을 나열하여 포스터 한 장을 꽉 채웠는데,
검은 색으로 명암을 표현하고 단색으로 채색을 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당시 뷰티풀죠를 잠시 생각하며 그리긴 했지만 그래도 인간캐릭터의 등신대가 현저히 달라서인지
크게 뷰티풀죠같지 않았다. 채색법은 당연 다를뿐더러 대놓고 참고하지도 않았고.
근데 오늘, 같은 캐릭터들로, 그리고 같은 그림체로 좀 더 멋진 이미지가 나오게
그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작업하는데 옆 원화가분이
"뷰티풀죠같다! 그쵸?"
라고 하셨다.
그림쟁이의 자존심 걸고 맹세컨데, 뷰죠생각은 털끗만치도 안 하고 그저
저 그림체로 멋지게! 라는 생각으로 정신없이 그렸지만
처음 위의 포스터용이미지에선 뷰죠를 떠올리긴했었기에
"생각은 했어요"
라고 답변하였다.
근데 왠지 굉장히 씁쓸했다.
처음 포스터용으로 그릴 때 뷰티풀죠와 다르게 나온 것 같아 기쁘다 생각했었는데
오늘은 목적에 부합하는 것을 그리는 도중 나도 모르게 그런 식으로 그리고 있었다니.
근데 난 전혀 의식하지 못 하고 있었다.
그 있지 않은가. 왠지 모를 자존심. 그림쟁이로서.
오늘은 더욱더 의식조차 안 하고 그렸는데...크으.
전혀 참고도 안 했는데.
하는 그런.
괜한 자존심.
하지만 한 번 본 것에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게 되니... 조금이라도.
그러나 참고는 하되 따라하진 않겠다는 그림쟁이로서의
자존심이 있어서인지 이런 일을 겼으면 왠지 작게나마 기분이 좋지많은 않다.
나 스스로 결백하니까 그냥 넘어가자-
라고 생각하기도하고
다음 작업에선 더욱 나만의 강점을 살려야지.
나만의 그림을 그려야지-
하고 더욱 오기를 부려보련다.
그래, 이런 일이 또 있어야
다음에 더 주의하고 더 노력하지.
라고 생각하면 또 좋은 경험이었을런지도 모르겠다.